[현장] 주안교회 성도들 ‘눈물의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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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안식일 오후 2시경, 인천 주안교회 맞은편의 주안체육공원. 아직 예정된 시각이 한 시간이나 남았지만, 주안교회를 위한 기도회에 참석하는 성도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앞선 5일 명도 집행을 통해 교회가 봉쇄되는 아픔을 겪은 이후 마련된 특별기도회였다,
주안교회를 염려하는 인천지역(지역장 김재영) 목회자들은 끊임없이 소통하며 특별기도회 동참 가능 인원을 서로 확인하는 등 목회자 부재 교회인 주안교회 성도들을 돕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특별한 사정이 있는 몇 교회를 제외한 거의 모든 지구 교회에서 참여했다. 주안교회의 추억을 간직한 성도와 목회자들도 한달음에 달려왔다.
꽁꽁 싸맨 목도리와 마스크 사이로 파고드는 매서운 바람이, 이 추위에 교회를 잃고 밖으로 내몰린 성도들의 마음을 더욱 힘들게 했다. 하지만 그 어떤 것도 기도로 힘을 얻고자 모인 150여 명의 성도를 막지는 못했다.
기도회를 준비한 목회자들은 기도회가 일종의 ‘세’ 과시나 시위로 비치지 않으려 애썼다. 기도회는 지역장 김재영 목사의 위로 말씀, 주안교회 양승백 수석장로의 호소문 낭독, 서중한합회 선교부장 정영규 목사와 청라시온교회 정영복 장로의 대표기도와 그룹 기도로 이어졌다.
말씀을 전한 김재영 목사는 자신이 섬기는 갈산교회 역시 재개발에 수용돼 앞으로 주안교회가 겪은 똑같은 과정을 겪게 될 예정이라며 주안교회가 처한 사정에 공감했다. 김 목사는 “지난 5일, 교회가 폐쇄되고 집기가 강제로 옮겨지는 모습을 지켜보며 남의 일 같지 않았다”고 동정했다.
또한 마태복음 26장의 예수님의 겟세마네 동산의 기도를 인용하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다 했기에 앞으로의 결과는 하나님께 온전히 맡기고 우리의 소원대로 해달라고 기도하지 말고 하늘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게 해달라고 기도하자”라고 호소했다.
양승백 장로는 성도들께 드리는 호소문을 낭독했다. 호소문에는 교회 강제 폐쇄로 인해 주안교회 성도들이 느꼈던 참담한 심경과 당장 예배드릴 장소 확보 등 시급한 현안을 설명하며 주안교회를 위해 한마음으로 기도해 줄 것을 간절히 요청했다. 호소문을 읽기 시작하던 양 장로는 “지난 수십 년간 주안교회를 위해 헌신하셨던 믿음의 선배들과 사역했던 목회자들 앞에 고개를 들지 못하겠다. 교회를 잘 지키지 못해 죄송하다”며 흐느껴 자리를 같이한 성도들을 숙연케 했다.
대표기도와 그룹기도에는 어느 때보다도 애끓는 바람이 담겼다. 대표기도를 하는 목회자와 장로, 그룹 기도를 하는 성도 모두 혼신의 힘을 다해 길고도 간절한 기도를 드렸다. 하나님이 응답해주시지 않으면 공원을 떠나지 않겠다는 간절함이 느껴졌다. 기도하던 양승백 장로는 힘이 풀린 듯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기도를 마친 후에는 광명교회 정부일 목사가 주안교회 성도들을 향해 특별한 위로를 건넸다. 광명교회 역시 2022년 재개발로 교회가 위기에 처했지만, 조합과의 분쟁이 항소심까지 간 끝에 극적으로 해결된 경험이 있다. 정 목사는 확신에 찬 목소리로 “하나님은 살아계신다. 하나님은 승리하신다. 나와 함께 온 우리 성도들이 그 증인이다.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기도하자”라고 격려했다. 정 목사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주안교회에 도움을 주기 위해 현재 목회자가 없는 주안교회를 대표해 월요일로 예정된 협상 자리에 나서고 있다.
주안교회는 조합 측과 협상을 계속하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진전이 없는 상황. 김동남 장로는 “당장 예배드릴 장소가 필요하다. 여러 곳을 알아보고 있지만, 여의치 않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인도해주실 줄로 믿고 합심하여 기도하고 있다. 조합과 잘 협의해 하나님의 뜻이 이뤄지고, 아름다운 성전이 세워지도록 성도들이 관심을 갖고 기도해 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주안교회 성도들은 현재 최옥진 집사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임시로 집회를 열고 있다. 새로운 장소에 입주하더라도 “맨바닥”에서 예배를 드려야 할 딱한 형편이다. 이들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 혹독한 겨울이다. 이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김동남 장로(☎ 010-5324-7571)에게 문의하면 안내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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