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혜의 Interview-e] 희망가족청소년상담센터 김장숙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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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를 하러 왔지만, 결국 제가 더 큰 복을 받으며 살아가요”
희망가족청소년상담센터 김장숙 센터장은 자신을 ‘자원봉사자’라고 소개하며 작고 조용한 상담실이지만 ‘이곳에서 흘린 눈물과 기도가 쌓여 회복과 성장이 반복되는 현장’이라고 말한다.
한국연합회 구내 어린이청년비전센터 302호. 김장숙 센터장은 상담센터 30년의 역사 중 20년째 이곳을 지키고 있다. 삼육학교 교사로 일하다가 교직을 떠난 후, 서울시 교육위원회의 요청으로 학부모 상담을 시작했고, 북부지원검찰청에서 비행 청소년 상담을 맡으며 지금까지 사역을 이어오고 있다.
■ 작은 상담실에서 시작된 기적
가장 기억에 남는 사례로는 비행청소년 상담 중 함께 일하던 상담원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지갑 속 거액의 현금이 사라진 일을 꼽았다. “지금도 안타까운 기억이지만, 당시 상담원이 ‘괜찮다, 어려운 아이들을 도운 거라 생각하자’고 말해 큰 감동을 받았다. 그 사건은 상담실의 방향과 사명을 다시금 되새기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이곳은 단순한 상담센터를 넘어 삼육대학교 상담학과 신설의 기초가 됐고, 실습생 중 일부는 상담심리학 박사 과정을 거쳐 다시 봉사자로 돌아오기도 한다. 공부를 잘하는 교인 자녀가 삼육학교 진학을 거부했지만 상담을 통해 마음을 열고 결국 진학해 서울대학교에서 즐겁게 생활하는 사례도 전했다.
김 센터장은 “이 상담센터는 상담자, 내담자, 교단 모두가 함께 성장하는 기적의 장소”라며, “작은 상담실에서 시작된 기적이 전국 복지관 위탁 운영으로까지 확장되어 많은 일자리가 창출되고, 복지관 이용자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간접적으로 전하는 복음의 장이 되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상담센터를 지금까지 운영할 수 있었던 것은 한국연합회의 지원, 자원봉사자들의 헌신, 해당 부서 부장들의 든든한 협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특별히 이학봉 목사의 도움으로 하선주 부소장(현재 부산 ‘생명의 전화’ 센터장)부터 소액이나마 월급을 받을 수 있게 됐고 덕분에 여러 인재를 배출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 상담을 통한 하나님과의 관계 회복
시대는 변했지만 내담자들의 문제는 비슷하다. 대부분 부부 갈등이나 이혼 문제로 방문하며, 이런 가정의 불화는 자녀에게도 영향을 미쳐 학교에서 친구들과의 갈등으로 이어진다. 아이들 간의 다툼이 결국 부모 간 갈등으로 번지는 모습에 안타까움을 느낀다.
김 센터장은 “학교 커리큘럼이 지나치게 개인주의적 성향을 키우고, 정서 함양을 위한 교육이 사라진 것도 문제”라고 진단했다. “요즘 아이들은 수를 놓거나 요리하는 기능을 배우지 않는데, 기능적이고 실용적 교육 방식이 아이들의 감정을 돌보지 못하게 만들고, 갈등을 부추긴다”고 말했다.
디지털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은 ‘내가 우선’이라는 개인주의가 강해지고, 관계 속에서 감정을 조율하는 법을 배우기 어렵다. 스마트폰과 미디어가 소통 도구이면서도, 동시에 타인의 감정을 공감하는 능력을 약화시키는 현실이다.
이로 인해 왕따와 학교 폭력 같은 갈등이 더 쉽게 발생하고, 교사에 대한 존경과 순종하는 태도도 점차 사라지고 있다. 김 센터장은 “가정과 교회는 단순히 신앙이나 지식을 전달하는 곳이 아니라, 감정과 관계를 배우는 훈련장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부부나 교인 간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태도는 상담을 통해 길러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상담의 가치를 단순한 문제 해결을 넘어서 ‘하나님과의 관계 회복’으로 정의하며,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서 사람들 사이의 거리가 멀어질수록 경청, 공감, 수용의 자세가 절실하다. 그 출발점이 가정과 교회이고, 상담이 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아이들의 부족함은 어른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모습을 통해 자연스럽게 채워진다고 거듭 강조했다.
■ “상담 이론과 기술은 성령의 도구일 뿐”
희망가족청소년상담센터는 하나님 중심의 상담실이다. 아무리 뛰어난 상담자도 사람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성령님의 역할이라고 말한다. 다른 상담실이 그저 상담으로 끝난다면, 이곳은 내담자와 자주 연락하며 관심을 보이고 친근감을 형성하는 데 힘쓴다.
센터를 거친 수많은 이들이 침례를 받고, 상담 경험을 토대로 박사과정을 밟은 뒤 다시 자원봉사자로 돌아온다. “작은 단체지만 아침고요둥지회, 삼육대학교와 MOU를 맺었고,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분명 있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현실은 쉽지 않다. 현재 상담센터는 단 두 명이 운영 중이며, 한 사람 최저시급도 못 미치는 운영비로 인해 더 이상의 사업 확장은 거의 불가능하다. “예전엔 목회자 사모들이 자원봉사를 많이 했는데 요즘 젊은 세대에는 자원봉사를 기대하기 어려워 상담 분야에 대한 더 많은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 좋은 사업 제안이 들어와도 행정 업무 부담 때문에 진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센터장은 “상담을 통해 가정이 회복되는 사례를 보면서 이 울타리가 얼마나 절실한지 깨닫는다”며, “우리 상담실이 언제든지 누구나 찾아와 의지할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10년, 20년 후 비전에 대해선 “이곳이 하나님께 이끌리는 회복의 통로가 되길 바라며, 서로 존중하는 분위기와 전인적 회복, 영·육의 균형이 이뤄지는 사회를 꿈꾼다. 상담실이 그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지역 교회가 더 많은 내담자를 연결해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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