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의 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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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1960년대 초반에 있었던 일이다.
“자네 금전 서랍에 45센트가 더 들어 있군. 오늘 업무를 마친 시점에 없어야 할 돈인데.”
나는 다시 한번 내 계산서를 살펴보았다. 병원의 재무 관리자였던 나의 상사 브릿의 말이 옳았다. 나는 하루의 수입과 지출이 한 푼도 틀리지 않도록 맞추려고 애썼지만 아직 젊었고 브릿이 요구하는 만큼 완벽하지 못했다.
“리처드, 내가 이야기를 하나 들려주지.”
브릿은 내가 일하는 수납 담당 직원 의자에 앉으라고 손짓했다. 자리에 앉으면서도 내 머릿속은 그날 처리했던 모든 환자의 계정을 다시 떠올리느라 분주했다. 어떻게 45센트가 남게 된 걸까?
브릿이 이야기를 시작했다. “아주 오래전, 1928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이야기야. 그때 수납 담당자는 E. E. 마틴이라는 젊은이였고, 병원의 재무 관리자는 할리 라이스였지. 수납 담당 직원인 마틴은 지금 자네가 앉아 있는 이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었고, 내가 들려주려는 이야기 속의 그날, 왜 자신의 금전 서랍에 45센트가 더 있는지 알 수 없었어. 종일 바쁜 날이었는데 환자 중 헨리 포터라는 사람이 현금이나 수표 대신 어딘가 낯설게 생긴 쿠폰으로 진료비 일부를 내려고 했거든.”
“포터 씨는 감기가 심하게 들어 며칠간 수(水)치료를 받으면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생각해서 그 당시 ‘패러다이스밸리 요양원’으로 불리던 우리 병원에 연락을 해 왔지. 우리는 그의 숙소였던 델코로나도 호텔로 차를 보내 그분을 모셔 왔고 수도와 화장실이 딸린, 우리 병원에서도 꽤 좋은 방을 배정해 드렸어. 그는 거의 일주일 가까이 머물렀고 꽤 만족했던 것 같아. 마지막 며칠은 그의 아내도 함께 와서 머물렀거든.”
“브릿.” 내가 말을 가로막았다. “그 포터 씨라는 분, 병원비가 꽤 많이 나왔겠는데요.”
“맞아. 포터 씨가 저기 계산대 앞에 서서 마지막 정산을 하고 있을 때 수납 담당자였던 마틴은 손으로 적은 명세서를 그에게 건넸지. 포터 씨는 그것을 찬찬히 살펴보더니 모든 비용을 수표로 결제했어. 단 전화 요금만 빼고 말이야. 전화 요금이 꽤 많았는데 그는 갑자기 쿠폰 책자를 꺼내더니 전화 요금을 충당할 만큼의 쿠폰을 찢어 냈지. 그리고 수표와 함께 쿠폰을 마틴에게 건넨 거야. 그런데 마틴이 처음 보는 생소한 쿠폰이었던 거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쿠폰을 받았다면 저라도 당신에게 물어봤을 거예요.”
“마틴도 그렇게 했던 거야. 그는 수표와 쿠폰을 받고 포터 씨에게 미소를 지으며, 재무 관리자였던 할리 라이스에게 확인하러 간다고 양해를 구했지.”
“그런데 마틴은 어떻게 해서 계산이 45센트 틀리게 된 거예요?”
“좀 더 들어 봐.” 브릿이 웃으며 말했다.
“알겠어요. 그런데 그 쿠폰들은 진짜 쓸 만한 거였나요?”
“알고 보니 아주 유용한 쿠폰이었지. 할리 라이스는 샌디에이고에 있는 전화 회사 지점에 전화를 걸어 지점장을 바꿔 달라고 했어. 지점장이 전화를 받자 할리는 포터 씨가 낸 쿠폰에 관해 이야기하며 어떤 것인지 물었지.”
“그 쿠폰 책자는 우리 회사의 대주주나 이사회 임원들에게만 발행되는 것입니다.” 지점장이 말했다. “현금처럼 받아 주시면 됩니다.”
“와! 포터 씨는 꽤 중요한 사람이었나 보군요.”
“음, 우리 병원 사람들은 그리 신경 쓰지 않았지. 그런데 그날 저녁 마틴이 마감 정산을 하던 중에 자네 경우처럼 금전 서랍에 45센트가 더 있다는 걸 발견했지. 할리 라이스가 전체 계정을 다시 확인해 보았고 포터 씨의 병원비 일부를 잘못 계산해서 45센트를 더 받았다는 걸 알아냈지.”
“45센트면 그렇게 큰돈은 아닌데요. 그래서 어떻게 했어요?”
“할리 라이스에게 그건 큰일이었지. 그는 즉시 계정을 수정하고, 1928년 2월 10일 자로 포터 씨에게 정중한 사과 편지와 함께 45센트짜리 수표를 델코로나도 호텔로 보냈어.”
“포터 씨는 그 일에 대해 뭐라고 하셨어요?”
“이틀 뒤 할리 라이스는 포터 씨가 보낸 편지를 받았지. 편지 안에는 그 수표가 들어 있었는데 수표에는 다시 패러다이스밸리 요양원 앞으로 보내는 서명이 되어 있었어. 그리고 라이스 씨의 정직함에 대한 감사의 말이 함께 적혀 있었지.”
“지금 이 이야기는 제 금전 서랍에 45센트가 더 있었던 걸 위로하려고 들려주신 건가요?”
“아니야. 딕, 내가 이 이야기를 들려준 이유는 자네가 항상 신중하고 친절하게 일하길 바랐기 때문이야. 그리고 자네 일이 언제나 정확하고 성실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기억하라고 말이야.”
“듣고 보니 이야기가 여기서 끝나는 건 아닌 것 같은데요.”
“맞아! 1928년 4월 16일, 우리 병원의 재무 관리자였던 할리 라이스는 포터 씨에게서 또 한 통의 손 편지를 받았어. 이번에는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보낸 우편 소인이 찍혀 있었어. 편지 내용은 이랬어.
‘당신의 병원이 속한 기관의 관리자 주소를 알려 주실 수 있을까요? 덴버에 비슷한 기관을 하나 세우는 일에 대해 그분과 편지를 주고받고 싶습니다.’”
“그 사람이 진짜 병원을 세웠나요?”
“너무 앞서가는 질문인데!”
“죄송해요. 브릿.”
“라이스는 그 편지를 자기 아버지인 M. L. 라이스 목사에게 보냈지. 그분은 당시 워싱턴 D.C.에 있는 대총회 보건복지부 부부장으로 일하고 계셨어. 그리고 그 일은 잊어버렸지. 할리도 그의 아버지도 포터 씨가 진짜 병원을 세우겠다고 말한 걸 그리 진지하게 믿지 않았던 거지. 그런데 라이스 목사님의 여행 일정 중에 덴버 기차역에서 네 시간 정도 대기 시간이 있었어. 그래서 목사님은 포터 씨에게 기차를 기다리는 동안 잠깐 만나자는 쪽지를 보냈지.”
“‘거 참 신기하구나. 이분이 덴버에 병원을 세우겠다고 말하다니.’ 라이스 목사님은 아들 할리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어. ‘콜로라도 볼더에서 몇 마일 떨어진 곳에 우리가 아주 훌륭한 요양병원을 운영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을까?’ 그래서 라이스 목사님은 포터 씨에게 볼더 요양병원에 대해 알려 주기로 하셨지.”
“포터 씨는 그 편지를 받고 웃음을 터뜨렸어. 할리도 그의 아버지도 자신의 진심을 믿지 않는다는 걸 눈치챘거든.”
“하지만 라이스 목사님의 생각은 기차역에서 포터 씨를 만나고 나서 완전히 바뀌었지. 포터 씨는 라이스 목사님을 제복 입은 운전사가 모는 커다란 리무진에 태우고, 덴버 시내를 돌며 자신과 가족이 소유한 여러 건물을 보여 주었지.”
“그중에서도 특히 중요했던 두 곳이 있었어. 첫 번째는 포터 씨가 은행장으로 있던 덴버 내셔널 은행 빌딩 그리고 두 번째는 도시 외곽에 자리한 약 4만 9천 평 규모의 부지였지.”
“이 땅이 바로 새 병원이 들어설 곳입니다. 라이스 목사님, 저는 이 병원을 위해 33만 달러를 기부하기로 결심했어요. 이 돈이면 토지, 건물, 장비 비용까지 모두 충당할 수 있을 겁니다. 자, 이쪽으로 와 보세요. 손님들에게 제공할 채소를 재배할 수 있는 작은 농장 자리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라이스 목사님은 그 말을 듣고 놀라움과 감격, 기대감이 한꺼번에 밀려왔지.”
“‘이 병원이 시작될 수 있도록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라고 포터 씨가 말했어. ‘하지만 그 병원을 운영하는 건 여러분의 몫입니다. 저는 여러분이 잘해 낼 수 있다고 믿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당신의 아들 할리와 패러다이스밸리 병원의 직원들을 알고 있으니까요. 여러분이 이 병원을 정직하고 공정하고 훌륭하게 운영할 거라고 믿습니다. 제 건강과 재산을 맡겨도 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모든 일이 고작 45센트짜리 수표 때문에 생긴 것이군요.”
“아니 그것만은 아니지. 포터 씨는 병원에 총 300만 달러가 넘게 기부했어. 자신의 건강과 재산을 우리에게 믿고 맡길 수 있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지.” 브릿은 미소를 지으며 나에게 말했다.
“자, 이제 가서 그 45센트가 왜 남았는지 찾아보게.”
딕 더크슨 목사이자 이야기꾼으로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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